생활 이야기/책 2010/01/28 06:00

통일혁명당 사건으로 구속되어 무기징역......그리고 20년의 수감생활......
통일혁명당이 당시 안기부에서 밝힌 북한의 지원을 받은 조직인지 아니면 박정희가 만들어낸 하나의 쇼(?)인지는 모르겠다.....이 책은 그로인해 20년의 세월을 감옥에서 보낸 신영복님이 우리에게 주는 편지인 것이다......
언젠가는 꼭 봐야겠다는 압박감(?)을 느끼게 한 책이었는데 역시 살아가면서 한번쯤은 읽어보아야 할 책임에는 틀림이 없었다.

책을 읽기 전 나름대로 예상을 해 본 바로는 제목에서 느껴지듯이 감옥안에서 할 수 있는 삶에 대한 감상들로 채워져 있는지 알았고 초반에는 그런 내용이 맞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한장한장 넘어가면서 순간 깨닫게 되었다....
이 책이 가지고 있는 의미는 자신에 대한 무섭도록 냉정하고 강렬한 성찰이라는 것을 말이다....

궁벽한 곳에 오래 살면 관점마저 자연히 좁아지고 치우쳐, 흡사 동굴 속에 사는 사람이 동굴의 아궁이를 동쪽이라 착각하듯이 저도 모르는 사이에 이러저러한 견해가 주관 쪽으로 많이 기운 것이 되어 있지나 않을까 하는 걱정이 있습니다.
      -본문 내용 중에서

감옥이라는 특수한 상황 안에서도.....엄청난 양의 독서를 하면서도....언제 감옥생활이 끝나는지 알 수 없는 무기징역을 살고 있으면서도.......

항상 자신의 생각이 편협해진다거나 나태해지는 것을 무척 경계를 한다......그와 더불어 감옥 안에서 배울 수 있는 많은 것들을 배우고, 체득하고,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것까지........
인간은 환경의 동물이라고 한다.....그만큼 환경의 지배를 많이 받는 것이다....
그것은 육체만이 해당되는 것은 아닐 것이다.....자신의 삶 속에서 이루어진 자신의 사상, 지식, 앎이라고 하는 부분들이 얼마나 많은 검증을 받은 것일까......
그것은 수없이 자기자신을 돌아보고 편협과 타협하지 않으며, 누군가를 통하여 끊임없이 배우려는 자세만이 필요한 것이다......이 책은 그것에 관한 교과서와도 같은 것이다......
신영복님은 감옥안에서 배울 것들은 무한하게 많다라는 것과 자신의 지식과 앎 등을 사색을 통하여 검열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타인을 보는 시선에 대해서도 짚고 넘어간다......
그 사람의 주변 환경을 바꿀 자신이 없으면 그 사람의 생각을 바꾸려 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창녀(이 책에 든 예이기도 하지만 비하하는 의미는 아니다)에게 인문학적인 견식을 넓히게 한다면 오히려 스스로를 더 힘들게 할 뿐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그 여자의 삶과 환경을 바꾸어주지 않고 견식이 넓지 못함을 욕하는 것은 말하는 사람 스스로가 자신이 얼마나 못났는지를 말하는 것이라 한다......
나를 돌아보면 얼마나 많은 사람에게 너의 생각이 틀리고 이것이 맞는 것이라고 얘기했는지.......
그런 얘기들을 하고 집에 돌아오는 길의 허전함이란.......
타인에게 해줄 수 있는 것은 그 사람의 입장에서 객관적으로 좀 더 나은 방향을 제시해 줄 수 있다는 협소한 얘기와....
스스로 깨우칠 수 있게 그 사람에 대한 관심과 침묵의 설교로 나아가는 길 밖에 없다고 하겠다.....

나의 편협함과, 나의 어리석음과, 나의 이기심을 적나라하게 들어내놓고 스스로를 돌아보게 하는.......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에 무한한 존경을 보낸다.......
posted by 곧은심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