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원 안 보내고 공부 잘 하기
제가 강연비를 묻지 않고 강연하는 경우는 두 가지가 있는데 그것이 바로 학교와 생협입니다. 어머니가 80년대부터 한살림 회원이어서 너무 잘 알고 있습니다. 지금도 방배동에 사는데 가까운 곳에 매장이 생겨서 이용 중입니다.
교육 얘기를 할 때에는 음식 얘기를 꼭 덧붙입니다. 음식과 집중력에 대한 연구가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뇌신경계와 면역계 문제인데 면역계 교란 물질의 대부분이 식품첨가물 문제입니다. 우리집에서는 탄산음료는 어른만 마시는 것으로 알고 있고, 피자는 거의 안 먹고 햄버거는 수제 빼고 안 좋은 음식이라고 생각해서 먹지 않고 있습니다. 저는 급하면 먹지만요. 자녀 건강을 위해서나 바른 방향의 두뇌성장을 위해서 반드시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트랜스지방은 살찌는 것만 문제가 아닙니다. 세포막을 이루는 물질들이 지방입니다. 트랜스지방은 자연 상태의 지방이 아닌데 들어오면 정상 지방과 함께 섞여 몸도 구분을 못하게 되는 것이지요. 그래서 세포막을 만들 때 트랜스지방을 함께 집어넣습니다. 뇌세포가 트랜스지방으로 교체되며 변형되기 시작해서 학습능력에 안 좋은 변화를 줍니다. 먹는 것과 교육은 큰 상관이 있지요. 성장기의 아이들에게는 이 문제가 생각보다 중요하다는 걸 이해해줬으면 합니다.
학원비…부모의 미래를 갉아먹는다
저는 한 때 여러분들이 학원비를 많이 내서 돈을 많이 벌었습니다. 스타강사 중에 하나였는데 학원비 절약형 자녀교육을 한다는 것이 어색하고 아이러니하네요. 하지만 돈 문제가 정말 심각합니다. 고등학교 이전과 대학교 이후 중 어느 시기에 돈이 더 많이 들까요? 대학이지요. 등록금이 장난이 아닙니다. 1년에 천만 원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가파르게 오를 것입니다. 그 이유를 말씀드리자면 미국, 일본 모델과 유럽모델이 있습니다. 미국도 주립대는 쌉니다. 평균 800만 원 정도 합니다. 그런데 사립대는 1년에 5천만 원입니다. 미국부모들이 하버드를 붙으면 좋아하기 전에 걱정 먼저 합니다. 대조적으로 유럽은 제로에서 1년에 백만 원까지 받고 있습니다. 독일에서 등록금 반대 데모를 했는데 그때 등록금이 한 학기에 30만 원이었습니다. 어떻게 되는 것이 정상인지는 합의에 따라 다릅니다. 그것은 대학이 의무교육인지 아닌지가 중요합니다.
문제는 우리나라에서 사립대가 85%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전 세계에서 제일 높은 확률입니다. 우리나라의 재정모델은 계속 미국 사립대 쪽으로 가고 있어서 짐작이 갑니다. 게다가 대학을 가도 문제입니다. 요즘은 혼자 공부하는 문화가 없어서 다 학원을 다니고 있습니다. 저는 88학번인데 그때는 과외 ‧ 학원 금지였습니다. 주변에서도 대학가서 스터디 팀 짜서 공부했지, 학원 다녔단 얘기를 들은 적이 없습니다. 주위에 프랑스 유학 가는 친구가 한 명 있었습니다. 요즘에는 서울대 학생도 학원을 많이 다닙니다. 가끔 엄마 간 떨어지게 어학연수를 간다고 얘기하는 애들도 있습니다.
대학 나오면 결혼도 시켜야 합니다. 앞으로 몇 년 살 것 같습니까? 여성은 이미 수명이 80년 넘어갔습니다. 어렸을 때 죽은 아이들까지 포함한 것이기 때문에 평균 90살도 넘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90세가 넘을 때까지 돈이 얼마나 남아 있을지 고민해야 합니다. 국민연금도 못 믿는데 애는 어떻게 믿을 수 있겠습니까? 아이의 행복은 두 번째입니다. 어렸을 때부터 학원비 펑펑 쓰면 나중에 후회하게 될 것입니다. 나중에 돈이 없으면 애한테 의지하게 되는데요. 학원비 많이 든다고 단순하게 속상할 일은 아니라 생각합니다.
학원의존증…학생의 미래를 갉아먹는다
요즘에는 자기가 천재라고 생각하는 아이들이 많습니다. 방학 때 선행학습을 하고, 중간고사, 기말고사 시즌이 되면 학원에서 다시 정리해줍니다. 이것을 수동적 반복학습이라고 합니다. 능동적 반복학습을 해야 하는데 수동적 반복학습에 익숙해지니까 능동적 반복학습에 필요성을 못 느끼게 되는 것입니다. 가끔 아이한테 책 공부한 것을 다 가져오라고 하는데 아이한테 물어보면 엄마가 다 사준 것이라고 합니다. 이 책을 몇 번이나 보냐고 물어보면 아무렇지 않게 복습한 사람은 없다고 합니다. 심각한 문제입니다. 수동적 반복을 보통 4번씩 하다 보니 한번 공부할 때 집중력이 떨어지는 것입니다.
하루 이틀도 아니고 몇 년씩 그렇게 하다보면 당연히 집중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한 번 공부하면서 다음에 또 배울텐데 하고 생각합니다. 명문대 아이들도 수업태도가 계속 안 좋아지고 있습니다. 같은 내용을 여러 번 반복하던 아이들이 대학가서 정신을 차리겠습니까? 한 번 들을 때 잘 들어야 한다는 생각을 안 합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더 심각해질 것입니다. 학습효율을 높이려면 능동적 반복학습을 해야 합니다.
보통 아이들이 중학교 ‧ 고등학교 때에 기본문법서 4~5권은 기본으로 다룹니다. 결국 90%가 한 권도 못하게 됩니다. 수능은 한 권만 제대로 보면 됩니다. 독해연습, 듣기, 어휘력 정도가 필요하지만 문법은 한 권이면 충분합니다. 엄마들이 그냥 진도만 나가면 공부인 줄 압니다. 학교는 무책임해서 이런 얘기를 안 하고 있고요. 구체적인 성취도 관리가 안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불안해서 학원을 보내는데 학원을 보내도 해결이 안 됩니다. 학원에서도 그런 것은 관리하지 않습니다. 학원에서는 두 달 동안 책 한 권의 진도를 나갑니다. 이것이 학원의 메커니즘입니다. 학원에서 혹시 성취도에 관한 얘기를 하는 것을 들어보신 적이 있습니까? 이런 식으로 상담하는 학원도 가뭄에 콩 나듯 가끔 있습니다만 학원은 기본적으로 영리조직이기 때문에 오래 다니게 만드는 것이 목적입니다. 효율적으로 아이들에게 필요한 교육을 하려면 학원에서는 곤란할 수밖에 없습니다.
3개월 만에 해결한다고 하면 학원을 떠나기 때문에 안 되지요. 대부분의 학원이 필요한 교육과 필요 없는 교육이 적당히 섞여 있습니다. 꼭 필요한 것만 하면 돈 벌기 힘들어서 그런 것입니다. 예전에 경기과학고 시험을 보았습니다. 애들이 생각보다 영어를 많이 공부해왔습니다. 그래서 고1때 기본영어 급으로 얇은 책을 정복하기로 했습니다. 대학노트를 반으로 접어서 중요한 구문을 적었습니다. 뻔한 것은 빼고, 오른쪽에 영문을 적고, 왼쪽에는 국문을 적었습니다. 그리고 영문을 가리고 무수한 복습을 통해 한 권을 땠습니다. 그 이후에 대학입시까지 문법공부를 안 했습니다. 필요없으니까요.
진도 위주의 학원 학습…자기 것으로 소화하기 힘들어
상당수 학원에서 온갖 문법 용어로 자세하게 분석합니다. 그것이 난도질 영어인데요. 아이들은 그것을 심오하게 생각합니다. 그런데 그 방식은 100년 전에 일본사람이 만든 것입니다. 우리는 100년 전 버전을 배우고 있는 것이지요. 학교 교과서는 달라졌는데 선생들은 아직도 난도질 영어를 합니다. 학원은 어쩔 수 없이 분량을 늘리기 위해서 이렇게 하고 있습니다.
얼마 전에 영화 ‘라이언 킹’을 봤는데 -you could have been killed- ‘넌 죽을 수도 있었다’ 라는 대사가 나왔습니다. '죽은 건 아니다, 다행이다'의 뜻이지요. 앞에 배운 것을 소화하면 뒤에 나온 것은 무슨 소리인지 알게 됩니다. 그런데 소화 안 하고 대충 진도 나가다 보면 비슷한 것을 보고 또 새로워 합니다. 대충 진도 나가고 4~5번 배워도 한 권을 소화 못할 때가 많습니다. 황당한 방식으로 공부하고 있기 때문이지요. 가장 큰 이유가 수동적 반복이기 때문입니다. 능동적 반복 복습이 왜 중요한지 알고 자기 것으로 소화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이해를 못합니다. 저의 공부 방식을 잠깐 소개해드리겠습니다.
채점을 한 후에 맞았어도 다음에 헷갈릴 것 같으면 체크하고 틀려도 다음에 맞을 것 같으면 넘어갑니다. 초등학생은 체크를 어디서 할지 결정하기가 어려워서 힘든 방식입니다. 체크된 것은 다음 날 반드시 복습합니다. 두개를 체크한 것은 다음 날, 그리고 3일 후에 2차 복습을 합니다. 3개는 1주일 후에 한 번 더 3차 복습을 합니다. 2배의 시간이 걸리지만 잊어버리지는 않습니다. 공부는 단기기억에서 장기기억으로 전환하는 것입니다. 단기는 1주일 후 20% 밖에 안 남는다고 합니다. 인간이 원래 그런 존재입니다. 이것을 장기기억으로 바꾸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다 나와 있습니다. 그런 학습이론은 몰랐지만 이 정도는 되어야 안 잊는다는 것을 알게 된 것입니다. 복습기술이 가장 중요한데 중간이나 기말에서 효과가 없을 수도 있습니다. 그런 시험은 벼락치기가 더 나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시험범위가 넓을 때에 이런 방식은 위력을 발휘합니다
정리|김달현(기획홍보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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